초대형 랩터로 보는 현대 고생물학의 한계 ... jpg
추정 길이 5.5m에 무게 350kg으로, 사자의 2배 가까운 덩치였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랩터보다 컸죠. 그러나 발견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존재를 자체를 부정당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코타랍토르의 차골(위시본)이 결국 자라과에 속하는 동물의 뼈로 확인되며, 다코타랍토르 키메라* 설이 불거지게 되었죠. (화석에서의 키메라: 한 종의 뼈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여러 종의 뼈가 다양하게 섞인 상태) 저 역시 5m가 넘는 공룡의 위시본이라 하기엔 너무 작은 그 크기 때문에, 약간의 의심을 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깃혹*의 발견, 랩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24cm 곡선 길이의 갈고리발톱*의 존재는 다코타랍토르라는 학명을 유지하게 해줬습니다. (깃혹: 깃털을 지지하는 구조 / 갈고리발톱: 뒷다리의 두 번째 발가락에 달린 갈고리 모양의 거대 발톱) 이후 대중들에게 다코타랍토르는 데이노니쿠스와 비슷한 외형의 거대 랩터로 알려졌죠. 그러나, 스콧 하트만의 2019 분류 표에서, 다코타랍토르는 우넨라기아아과에 들어갔습니다. 대형 우넨라기아아과 공룡들은 스피노사우루스처럼 긴 주둥이를 가진 어식성 랩터입니다. 이후 커리와 에반스의 2019 분류 표에서는 다시 드로마이오사우루스아과로 들어갔죠. 즉, 어식성 랩터에서 다시 위 모습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코타랩터의 모식 표본이 그 종 전체를 대표하진 않을 수 있다 덧붙였습니다. 위 모습 또한 불확실하다는 것이죠. 2020년 디네오벨라토르 논문에서 야진스키는 다코타랩터를 드로마이오사우루스아과로 집어넣었습니다. 다만 그는 다코타랩터가 키메라일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이 동물을 어디에 속한다라 확정 짓기는 어렵다 선을 그었습니다. 다코타랩터가 어느 분류 군에 속하는지는 100% 확신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다코타랩터가 거대 드로마이오사우루스과 공룡에 속한다는 입지는 아직 확고합니다. 필자는 다코타랩터를 드로마이오사우루스아과로 보고 있습니다. 미추(꼬리뼈) 자체가 우넨라기아아과 수각류 보다는, 드로마이오사우루스아과 수각류에 가까우며,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갈고리발톱과 랩터 중 가장 강한 발 힘은 누가 봐도 육상 생활에 적합합니다.
결정적으로 어식성 랩터(아우스트로랍토르나 부이트레랍토르 등)처럼 이빨이 매끈하지 않고, 살을 찢기 편한 톱니도 있었죠.
빠르고 강력한 다리로 보아, 소형 조각류나 후두류 위에 올라타 적절한 몸싸움을 벌이던 포식자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두개골은 드로마이오사우루스처럼 비교적 '두꺼운' 형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 골격도처럼 말이죠.)
스피노사우루스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표본 발견이 절실해 보입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종은 매우 단편적인 파트만 발견된 상태기 때문에, 고생물학은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2010년대를 휩쓴 공룡계의 슈퍼 스타, 다코타랩터조차 어느 분류 군에 속하는지 확실하지 않으니 말이죠. 물론 이 점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장 하기 쉬운 오해는 이거겠죠? "뭐야, 그럼 쟤들 어디에 속하는지도 모르는데 깃털은 있었는지 없었는지 어떻게 알아?" "진짜 저렇게 생긴 건 맞아? 뭐가 이렇게 수시로 바뀌어? 그냥 쥬라기공원 공룡이 진리네." 이 궁금증에 대해 쉽게 설명하자면, 현재의 다코타랩터 논쟁은 [새로운 고양잇과 동물 화석이 발견됐는데, 얘가 퓨마처럼 생겼는지, 사자처럼 생겼는지 모른다] 수준입니다. 즉,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아예 다른 생물 수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세부적인 모양새만 바뀐다라 보시면 됩니다. 또한 다코타랩터의 경우에는 워낙 발견된 화석이 적어 문제가 있지만, 완벽한 화석을 포함 수 십개의 표본이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알로사우루스의 경우에는 적어도 골격, 분류 군면에서 기존 상식이 바뀔 일은 없을 겁니다. 쥬라기공원 속 이상한 공룡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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