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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해석: 번외편 1. 그래서 양자역학을 어디에 쓰는데?

e20m8241 2020-11-11 (수) 07:17 4년전 28  



1부: 코펜하겐 해석https://www.fmkorea.com/2942708672

번외편 1: 그래서 양자역학을 어디에 쓰는데?

2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3부: 슈뢰딩거의 고양이: 거시와 미시의 차이

4부: EPR 역설과 벨의 부등식

5부: 다세계 해석과 평행우주


01.jpg 양자역학의 해석: 번외편 1. 그래서 양자역학을 어디에 쓰는데?





안녕? 양자역학 연재글을 쓰는 중인 사람은 아닌 펨붕이야.


저번 글이 좀 어려웠지? 그래서 쉬어가자는 의미에서, 과연 양자역학을 산업적으로 과연 어디에 응용되는지 얘기해보려고 해





1. 양자역학과 산업 혁명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들어봤지? 그럼 4차는 알겠는데, 1차, 2차, 3차 혁명은 무엇일까?


1760년~1820년 사이에 일어난 1차 산업 혁명은 증기기관의 탄생과 면직물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에 의한 혁명이야. 제임스 와트가 1차 산업혁명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지.


19세기 후반에서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일어난 2차 산업 혁명은 철강/석유/전기 혁명이야. 이 시기를 흔히 "벨 에포크 " 시기라고 불러. 철강왕 카네기, 석유왕 록펠러, 발명왕 에디슨이 이 시기를 상징하는 인물이겠지?


20세기 중후반에서 21세기 초반까지 이어진 3차 산업 혁명은 정보 혁명이야. 앨런 튜링의 인공지능 이론을 폰 노이만이 실현화해서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을 만들었고, 마침 이 시기에 개발된 반도체가 정보산업을 급격하게 발전시켰지. 빌 게이츠가 이 시기를 상징하는 인물일 거야.


현재 시대를 상징하는 4차 산업 혁명은 인공지능 혁명이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의 시대이지. 아마 엘런 머스크, 제프 베조스,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앞으로 이 시기를 상징하는 인물이 될거야.



놀랍게도 양자역학은 2차, 3차, 4차 산업혁명 모두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2차 산업혁명은 양자역학을 탄생시켰고, 그 양자역학이 3차 산업혁명을 탄생시켰지, 그리고 4차 산업혁명에도 양자역학이 영향을 주고 있고





2. 2차 산업 혁명과 양자역학



너네들이 생각하기에 양저역학은 순수 of 순수 학문이고, 응용과는 큰 관련이 없을것같지?

사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양자역학은 의외로 공학적인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어.

즉 양자역학은 공학적인 필요에 의해 발전한 순수 학문이란 말이야. 굉장히 의외지?


앞서 말했다시피 2차 산업혁명은 철강. 전기, 석유의 시대였어.

그리고 2차 산업혁명의 핵심 지역 세곳을 뽑자면 미국의 오대호 연안, 영국의 맨체스터-리버풀, 그리고 독일의 라인 강 영역을 들 수 있어.


이 중 독일의 라인강 유역, 즉 현재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이 양자역학의 시작이 된 장소야.


라인란트 지역은 예전부터 엄청난 양의 철강과 석탄이 매장된 지역이야. 축구 좋아하는 펨코 친구들은 도르트문트랑 살케를 알고 있겠지? 이 두 팀이 바로 이 지역의 팀이야. 그리고 이 두 팀의 상징이 광부라는건 너네들도 잘 알고 있을거야.

(실제로 HOI4를 해보면 독일이 철강과 석탄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2차 산업혁명 시기 철강산업이 이 지역의 핵심적인 산업이 되었고, 그 철강 산업을 육성하면서 유명해진 회사가 바로 지멘스야.

그런데 지멘스는 제철소를 운영하면서 큰 문제점이 하나 있었어. 좋은 철을 만들려면 용광로의 온도 조절을 정확하게 하는게 아주 중요할거야. 근데 과연 그 온도를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우리가 알고있는 온도계를 뜨거운 시뻘건 쇳물에 넣으면 온도계가 녹아버리겠지?


그런데 쇳물의 색깔이 마치 온도에 따라 달라질것같지 않아? 지멘스 역시 그런 생각을 했고, 그래서 쇳물의 색깔에 따라 온도를 추정할수 있는 방법을 물리학자들에게 연구 의뢰를 하게 된 거야. 이 연구가 바로 양자역학의 시발점인 흑체복사 연구야. 또한, 이 흑체복사 연구는 철강 뿐만 아니라 2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인 백열전구와도 큰 관련이 있어


완전 순수 물리학인 양자역학이 산업계의 요구에 의해 탄생했다니, 참 신기하지?


이 흑체복사 연구는 당대 물리학계의 최대 난제였어. 수많은 물리학자가 이 문제에 도전하였지, 키르히호프, 슈테판, 볼츠만이 상당한 성과를 얻었고, 결국 영국의 물리학자 레일리와 진스가 흑체복사 문제를 고전적으로 풀어내.


ultraviolet-catastrophe-chart.png 양자역학의 해석: 번외편 1. 그래서 양자역학을 어디에 쓰는데?

그런데, 레일리와 진스의 결과에는 큰 문제가 있었어, 그들의 결과는 파장이 긴 적외선 영역에선 잘 맞았지만, 파장이 짧은 자외선 영역에선 큰 창가 있었고, 총 에너지가 무한대가 되는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와. 이를 "자외선 파탄(UV Catastrophe)"라고 하고, 이는 고전역학만으로 흑체복사 문제를 이론적으로 풀 수 없다는 뜻을 의미해


당대 떠오르는 신성 물리학자 플랑크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레일리-진스와 다른 접근을 시도해. 레일리-진스는 빛이 모든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고 가정했는데, 플랑크는 빛이 어떤 hf라는 에너지의 정수배만 가진다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한거야. 그리고 마지막에 h의 값을 0으로 수렴시킨다면 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거지.


그러나 플랑크는 계산을 하면서 h의 값을 0으로 수렴시킬 수 없다는 결과를 깨달아. 그 대신 그의 결과를 실험 데이터와 비교하여 h의 값을 계산해 보니, 매우 작지만 0은 아닌 어떤 숫자가 된다는걸 깨달아. 바로 이게 그 유명한 "플랑크 상수"야.


플랑크가 계산한 대로 플랑크 상수는 매우 작은 값이야. 그 말은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플랑크 상수를 무시할 수 있고, 고전역학만으로도 충분히 거시적인 세상을 묘사할 수 있다는 의미야. 하지만 미시적인 세계로 들어가면, 더 이상 플랑크 상수는 무시할 수 없는 값이 되고, 고전역학이 아니라 양자역학의 세계가 된다는 거지.




3. 양자역학과 3차 산업 혁명


앞서 2차 산업혁명은 1차대전 이전까지, 그리고 3차 산업혁명은 대략 1950년대 이후라고 얘기했어. 그리고 정확히 물리학 혁명, 즉 고전물리학의 시대가 끝나고 현대물리학의 시대가 열린게 정확히 이 사이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그리고 물리학의 영웅들이 총출동한 양자역학이 이 시기에 만들어진 이론들이야.


그리고 정확히 물리학 혁명이 끝나자마자 3차 산업 혁명이 일어난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야. 왜냐햐면 3차 산업 혁명 자체가 양자역학의 결과물이기 때문이지.




양자역학의 첫 번째 성과는 원자를 이해하게 된 거야. 그리고 양자역학이 완성되어 원자를 이해한 다음, 물리학자들은 원자 다음 대상을 찾아서 연구하기 시작해.


어떤 사람들은 원자보다 작은 대상을 연구하기 시작해. 처음에는 원자핵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동시에 원자핵보다 더 작은 단위들을 다루기 시작해. 이렇게 원자보다 다른 대상을 연구하러 간 학문을 "입자물리학"이라고 해.


다른 사람들은 원자들이 빛과 쉽게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원자물리 연구 결과를 광학에 응용하고, 또 다시 빛을 이용하여 원자들을 연구해. 이렇게 원자와 빛 사이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러 간 학문을 "원자 및 광물리학"이라고 해.


또 다른 사람들은 원자 하나가 아니라, 원자 여러개가 모여있는 대상을 연구하기 시작해. 원자들이 뭉치게 되면, 어떤 상태에서는 원자들이 일정한 배열을 이루면서 뭉쳐있고, 어떤 상태에서는 원자들이 상대적으로 자유롬게 움직이며 뭉쳐있어. 각각 고체, 그리고 액체 상태가 되겠지? 이런 뭉쳐있는 대상을 연구하는 학문을 "응집물질물리학"이라고 해. 그 중에서도 특히 고체를 많이 연구하기 때문에, "고체물리학"이라고도 불러.


고체물리학을 연구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왜 어떤 물질은 전류가 흐르지 않고, 또 어떤 물질들은 전류가 흐르는지 이해하게 돼. 그리고 여기서 좀 더 잘 조절을 하면, 어떤 상태에서는 전류가 흐르고, 또 어떤 상태에서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낼수 있다는걸 알 게 된거야.


 H123_반도체의-특성을-바탕으로-트랜지스터룰-발명한-바딘-쇼클리-브래튼왼쪽부터_Free.jpg 양자역학의 해석: 번외편 1. 그래서 양자역학을 어디에 쓰는데?


그리고 그들은 연구 끝에, 전류를 흘려보낼 수도 있고, 전류를 흐르지 않게도 할 수 있는 최초의 트랜지스터를 개발해. 바로 위 사진이 최초로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바딘, 쇼클리, 브래튼이야. 이 셋은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성과로 1956년 노벨상을 받아. 그리고 이 트랜지스터는 컴퓨터의 크기를 굉장히 소형화시키게 되고, 지금의 정보혁명을 만들어내게 된 거지.



하지만 이들이 만든 BJT 트랜지스터는 아직 고집적화에 큰 문제가 있었어. 그 당시 미국 벨연구소에 다니는 한 물리학자는 바딘-쇼클리-브래딘의 방법과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MOSFET이란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그게 누구냐고? 바로 이분이야.


2014102415491194395_1.jpg 양자역학의 해석: 번외편 1. 그래서 양자역학을 어디에 쓰는데?



오오 강대원박사님.... 이 강대원박사님이 만든 MOSFET은 BJT에 비해 집적화에 크게 유리했으며, MOSFET기반으로 최초의 IC(집적회로)가 개발돼. 지금 만들어지는 모든 반도체 소자는 MOSFET기반이야.

강대원박사님은 또한 플래시 메모리의 기반 기술인 플로팅게이트를 만드신 분이야. 즉 삼성과 하이닉스가 만든 모든 반도체 제품들이 이분의 업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지.


2000년에 잭 킬비가 집적회로로 노벨상을 받으면서 강대원 박사님 덕분에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어. 그럼 강대원 박사님은 왜 노벨상을 못받았냐고? 안타깝게도 강대원 박사님은 심혈관질환으로 일찍 사망해. 그러니 다들...노벨상 받으려면 금연하자.....(강대원 박사님은 꽤나 골초였다고....ㅠㅠ)


또한 현재 친환경 기술로 각광(?) 받고 있는 태양전지 역시 반도체에서의 광전효과를 이용한 현상이야. 이 역시 양자역학에 의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지.





반대로, 핵물리학과 입자물리학을 연구했던 물리학자들은, 2차 세계대전의 물리학의 인류 역사상 최대 성과인 다음 사건을 만들어.




unnamed.png 양자역학의 해석: 번외편 1. 그래서 양자역학을 어디에 쓰는데?



(Kill Japs, Kill Japs, Kill more Japs! - William Halsey)

그 결과 많은 물리학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은 각국 정부에서 더이상 기초과학을 무시하지 않게 된 사건이기도 해. 돈만 먹는 하마에 사회 부적응자들이라 생각한 물리학자들이 이런 뜬금없는 무시무시학 폭탄을 만들었으니!


그리고 핵물리학자들은 이러한 원자력의 파괴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방법을 연구하게 되고, 그리고 그 결과 원자력발전소를 만들어. 그리고 그런 원자력발전소가 있기에 우리는 수많은 전자기기들을 전력 부족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 거지!





마지막으로 원자 및 광물리학을 연구하러 간 물리학자들은, 원자를 들뜨게 한 다음에 아인슈타인의 "유도방출(Stimulated Emission)" 이론을 적용하면 굉장히 강하고, 퍼지지 않고, 굉장히 멀리 전달되고, 빛의 색깔이 거의 일정한 광원을 만들어내. 그리고 이 기술을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이라고 물러. 이게 바로 레이저야. 그리고 이 레이저를 발명한 사람들은 1964년에 노벨상을 받아.

이러한 레이저를 이용하여 정보를 저장하고 읽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고, 이게 바로 CD, DVD,블루레이야.(아쉽게도 플래시 메모리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사장되어 가고 있지만)




4.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양자역학



다들 알다시피 지금 시기는 4차 산업혁명 시기야.

그럼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양자역학이 어떻게 기여를 할까?


첫 번째로 다들 들어봤겠지만 양자컴퓨터를 들 수 있어.

알다시피 컴퓨터의 비트는 0과 1로 구성되어 있어. 그런데 양자컴퓨터에서는, 저번 글에서 얘기했던 중첩 원리에 의해, 관측되지 않은 양자비트는 0과 1의 중첩상태로 구성되어 있어.

500_F_239139717_qLJzPLbPs6Hw1WZ0C31Zm90ZaqIhckNJ.jpg 양자역학의 해석: 번외편 1. 그래서 양자역학을 어디에 쓰는데?


양자비트 "큐빗 (Qbit)" 


이렇게 양자컴퓨터는 우리가 쓰는 컴퓨터와는 완전히 다른 원리로 돌아가게 되고, 이는 지금의 컴퓨터로는 어려운 일들을 굉장히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어.(거꾸로, 양자컴퓨터로는 하기 어렵지만 고전 컴퓨터로는 쉬운 일도 있어.) 양자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보다 "어떤" 문제를 더 빨리 풀 수 있게 되는 일을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라고 하고,(절대 "모든"이 아니야) 작년에 구글이 문제 하나를 드디어 고전 컴퓨터보다 빠르게 푸는 데 성공해.



4차 산업혁명 시기에도 에너지 문제는 계속될꺼야. 아직 이 에너지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초전도 현상이 그 방법이 될지도 몰라. 초전도 현상은 전기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이고, 이는 정말 어려운 양자역학적 현상이라서 아직 연구할 점들이 많아.(일반적인 초전도체에 대한 이론은 바딘 쿠퍼 슈리퍼의 BCS이론이 있는데, 이 BCS는 고온 초전도체를 설명해주지 못해)(참고로 이 바딘이 아까 그 바딘이야. 노벨상 두번받음 ㅎㄷㄷ) 그리고 지금은 위상학적 초전도체를 활발히 연구중인데, 이러한 위상학적 상태는 더 오래 지속되는 성질이 있으니 어쩌면 더 높은 온도에서도 초전도상태가 가능할지도 모르지?

(이 위상학적 초전도체는 양자컴퓨터 연구와도 관련이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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