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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ter Bean Grand River Trail (2012. 7. 17)

smile 2014-02-26 (수) 21:09 10년전 1954  

The Walter Bean Grand River Trail은 키치너, 워터루 구간의 Trail로 총연장은 78 km이다.

Grand River 를 따라 Trail을 만들어 놓았는데 401 근처의 Doon 골프클럽에서 시작하여

북으로 RIM Park를 지나서 Woolwich로 이어진다. 

Walter Bean은 키치너 출신 사업가로 Waterloo Trust and Savings Co.의 창업자인데 이 Trail

조성에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작년에 Victoria Park 에 있는 그의 집(19 Roland St. 소재) 을

잠깐 소개한 적이 있다. (http://blog.daum.net/marvinheo/477)

 

집근처에 있는 Trail의 남쪽 시발점이다.

10년을 오가며 매일 네번씩 마주쳤으니 횟수로 치면 14,000여회,

여태껏 한번도 들르지 않은 것이 기적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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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입구,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 발동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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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심심하게 길이 이어진다.

나무사이 저쪽에는 신작로를 지나 보리밭이나 논배미가 나올 것 같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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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옆으로 이어지는 Trail,

아내와 옛날에 갔던 송추계곡을 얘기를 하다가 이곳도 그냥 똑같이 부르기로 했다.

이제 우리집 근처에는 대관령이 있고 송추계곡도 새로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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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펼쳐진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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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은 잘 한다만 아는 꽃이름이 별로 없다.

저것이 그저 흔하디 흔한 들꽃중 하나라고 알고 있는 현실,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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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약 30만종의 식물이 있다 하고,

그 중 꽃으로 불리는 것이 약 8천종이 되며,

그것을 다시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말 그대로 부지기수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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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꽃은 몇 개나 될까? 

사람마다 자기를 과시하려는 본성이 있는지라,

진달래니, 나팔꽃이니, 들국화니, 민들레니 하고 좀 아는 것이 나오면

봄이 어떻고, 가을이 어쩌구, 정원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고,

술을 담가 먹으면 어디에 좋고......

도대체 모르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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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연산홍이니, 옥잠화니, 꽃창포 하고 진도를 좀 나갈라치면

이게 긴지 저게 긴지 좌우로 고개짓을 하면서,

눈은 내리 깔고,

목소리는 슬금슬금 기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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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쑥부쟁이니, 노루귀니, 각시취니, 미친개볼기짝이니 하고 밀어대면

그제서야 "앗 뜨거워라" 하며 꼬리를 감추고 납짝 엎드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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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본능이 강한 사람들의 의식세계는 이러하다. 

"첩첩산중, 깊은 숲속까지

현대식 새집을 많이 분양해서 새들도 문명의 혜택을 받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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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리산 천왕봉에 현대식 펜션을 짓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천왕봉에 오를 각오를 했으면 텐트 치고 자면 되는 것이지,

펜션에서 잔다고 기쁨이 배가 되겠는가?

 

물론,

삼천리 방방곡곡에 좋은 아들, 며느리가 넘쳐

효도관광의 차원에서 이용도가 높다면 별개의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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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안에 위치한 구조물,

"Doon Mills 1839" 라는 명판이 새겨져 있다.

계곡 옆에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방앗간 터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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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물을 마시는 사슴 한마리가 눈에 들어온다.(강 건너 강가에 작은 점으로 보인다)

건너편 오른쪽에는 Deer Ridge (사슴등어리?) 라는 동네가 있는데

동네 이름은 아무렇게나 짓는 것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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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멀리서 보면 유유히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데,

가까이 와보니 소리를 제법 낸다.

 

연암(燕巖)은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강물소리가 다르게 들린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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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강물소리가 들리지 않는 경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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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일까?

속박?,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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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가 풍겨 나오는 곳,

상수도인지 하수 처리시설인지 공사를 하고 있다.

자기집 근처에 저런 시설물이 들어오는 걸 반기지 않으니 이런 한적한 곳에 자리를 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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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이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한 것은 아니었으나,

Huron Rd.와 Mill Park의 교차점에 도착하니 여기서 발길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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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면서 향토역사(Local History) 를 알아가는 것도 즐거움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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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소나무 숲이 퉁소소리를 내는 건 청아한 마음으로 들은 탓이요,

산이 갈라지고 언덕이 무너지는 듯한 건 성난 마음으로 들은 탓이요,

개구리 떼가 다투어 우는 듯한 건 교만한 마음으로 들은 탓이다.

만 개의 축(筑, 악기이름)이 번갈아 소리를 내는 듯한 건 분노한 마음으로 들은 탓이요,

천둥과 우레가 마구 쳐대는 듯한 건 놀란 마음으로 들은 탓이요,

찻물이 보글보글 끓는 듯한 건 흥취있는 마음으로 들은 탓이요,

거문고가 우조(羽調)로 울리는 듯한 건 슬픈 마음으로 들은 탓이요,

한지를 바른 창에 바람이 우는 듯한 건 의심하는 마음으로 들은 탓이다. 

 

명심(冥心)이 있는 사람은 귀와 눈이 마음의 누(累)가 되지 않고,

귀와 눈만을 믿는 자는 보고 듣는 것이 더욱 섬세해져서 갈수록 병이 된다.

그리하여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심정으로 각오를 하고 나니

귀에서 강물 소리가 사라지고 하룻밤에 강을 아홉번이나 건넜는 데도

아무 근심없이 그야말로 자유자재한 경지였다." 

(열하일기에서)

 

2012. 7. 17

草亭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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