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청문회 > 장터/구인/구직

본문 바로가기



커뮤니티
장터/구인/구직

크리스마스 청문회

sdaf 2020-08-14 (금) 19:24 4년전 7  

크리스마스 청문회










크리스마스 청문회

의원 : 증인의 현재 신분이 대학생 맞습니까?
증인 : 네 맞습니다.
의원 : 대학생 때 연애는 꼭 해봐야 한다, 뭐 이런 얘기 들어 보신 적 있으시죠?
증인 : 네. 몇 번 들었던 거 같습니다.
의원 : 그렇다면 '대학생 때 연애는 꼭 해봐야 한다', 이 말에 동의 하십니까?
증인 : 뭐... 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의원 : 그렇다면 만약 대학생 신분에서 연애를 하게 되었다면, 굳이 연애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는 거 아닙니까? 연애를 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자랑스러워야 하지 않습니까?
증인 : 네. 그런 거 같습니다.
의원 : 그런데 연애 하는 것을 왜 비밀로 하셨어요?
증인 : 아닙니다. 비밀로 한 적 없습니다.
의원 : 지금 연애 중이신 거 아닙니까?
증인 : 아닙니다.
의원 : 솔로...라고요?
증인 : 네.
의원 : (한숨). 이번 크리스마스날 어디에 계셨죠?
증인 : 집에 있었습니다.
의원 :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집에 있었습니까? 구체적인 시간을 말씀하십시오.
증인 : 하루종일 집에 있었습니다.
의원 : 단 한번도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단 말입니까?
증인 : 네.
의원 : 왜 밖에 안 나가고 집에만 계셨죠?
증인 : 나갈 일이 딱히 없었습니다.
의원 : 25일 당일, 이미 기말고사 끝나셨던 거 아닙니까?
증인 : 네. 맞습니다.
의원 : 집에서 처리해야 할 과제나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까?
증인 : 딱히 없었습니다.
의원 : 그런데도 집에만 있었다고요? 하루종일?
증인 : 네.
의원 : 증인, 크리스마스가 무슨 날인지 알고 있습니까?
증인 : 예수가 태어난 날로 알고 있습니다.
의원 : 아니 그런 거 말고요. 그 날 사람들이 주로 무얼 하는지 알고 있습니까?
증인 : 잘 모릅니다.
의원 : 크리스마스 날 길거리에 나가본 적 있습니까?
증인 : 어릴 때 가족끼리 몇 번 나가봤습니다.
의원 : 길거리를 손 잡고 돌아다니는 수많은 커플들을 보신 적이 없습니까?
증인 : 봤던 거 같습니다.
의원 : 크리스마스는요. 증인이 보셨다시피 당연히 애인이랑 손 잡고 데이트 즐겨야 하는 날입니다. 사회 통념 상이요. 애인이 없으면은 호감 가는 사람끼리라도 다녀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도 증인은 지금 크리스마스에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다고 말 하고 있어요.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증인의 행동이 사회 통념과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증인 : 죄송합니다.
의원 : (한숨).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증인, 군대 다녀 오셨죠?
증인 : 네. 작년에 만기 전역했습니다.
의원 : 지금은 솔로라고 하셨는데, 이전 애인은 군대 때문에 헤어진 겁니까?
증인 : 군 입대 전에 이미 애인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의원 : 그럼 마지막으로 헤어진 게 언제였죠?
증인 : 헤어졌던 기억이 없습니다.
의원 : 헤어졌던 적이 없다고요? 잠깐만요. 헤어졌던 적이 없으면, 지금 연애 중이라는 말 아닙니까? 아니, 아까는 솔로라면서요. 증인, 위증하는 겁니까 지금? 이 자리가 장난 같습니까?
증인 : (침착한 말투로) 솔로 맞습니다. 지금도 솔로 맞고요. 군 입대 전에도, 그 이전에도 솔로였습니다. 연애를 하지 못 했기 때문에 헤어지지도 못 해봤습니다. 위증하지 않았습니다.

청중들이 술렁인다.

의원 :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아니, 잠깐만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애 경험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증인 : 네. 그러한 사실 없습니다.
의원 : 증인 현재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증인 : 23세입니다.
의원 : 그럼 23년 간 크리스마스에 데이트라도 했던 경험이 몇 번 정도 됩니까? 연애는 못 해봤어도 데이트는 해봤을 거 아닙니까?
증인 : 한 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청문회장 곳곳에서 야유가 터진다. 의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고성을 지른다. 위원장이 청중들과 의원들을 진정시킨다.

의원 : (애써 흥분을 진정시키며) 증인. 당신이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집에서 뒹굴고 있을 때, 커플들은요. 어디서 만나야 할지, 만나서 뭘 해야 할지, 뭘 먹어야 할지, 옷은 뭘 입고 가야 할지... 이것저것 정말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형편이 어려운 커플들은 데이트 비용, 선물 비용 마련하려고 알바까지 하고 있어요. 커플들이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다는 거, 이전에 인지하고 계셨습니까?
증인 :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의원 : 그런데도 증인은 하루종일 집에만 박혀있었다는 거죠? 그런 고민을 한 번도 겪어 본 적이 없다는 거죠?
증인 : 죄송합니다. 이제라도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분노를 참지 못한 의원들이 증인에게로 달려간다. 경호원들이 의원들을 제지하려 달려나온다. 여러 사람들이 충돌하며 청문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막이 내린다.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그누보드5
Waterloo Wellington Korean Cultural Association 워터루-웰링톤 한인회 사이트에 관한 문의사항은 smunoon@gmail.com 로 문의 주시길 바랍니다.
한인회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Copyright © www.wwkorean.ca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