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가격 심상치 않다
떨어지는 캐나다달러(루니)와 캘리포니아의 가뭄·홍수 등으로 인해 식품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올 초부터 저공비행을 시작한 루니는 3일(월) 외환시장에서 미화 90센트로 장을 마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곳곳으로 과일·채소 등을 수출하는 캘리포니아는 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지난 주말 모처럼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선 홍수가 났지만 최근 블룸버그 뉴스는 캘리포니아의 상황을 “반세기 만에 가장 심한 가뭄”이라고 지적했다. 팬아시아의 최진우 부사장에 따르면 캐나다 식품점들이 취급하는 쌀이 대부분 캘리포니아에서 들어온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가뭄도 문제지만, 루니 약세에 따른 환차 때문에 3개월 전에 비해 지금 7~8%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쌀은 주식이기 때문에 높아진 가격을 모두 고객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고 4일 말했다. 갤러리아 수퍼마켓 관계자는 이천쌀(40파운드)의 가격이 27.99달러에서 33.99달러로 6달러 더 올랐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가뭄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들은 가격이 이렇게 오른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한다”는 이 관계자는 루니의 약세로 인해 미국에서 수입되는 간장(soy sauce) 등의 가격도 더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팬아시아의 최 부사장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쌀은 값을 너무 올리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원가를 무시할 수도 없다. 예전엔 호주에서 쌀을 수입해온 적도 있다. 상황에 따라 여러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인식품점 중 H마트 측과는 4일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캐나다 최대 규모 수퍼마켓 체인인 러블로에서도 캘리포니아산 아보카도의 가격이 3개에 5달러 안팎에서 최근 1개에 2.50달러로 팔리고 있다. “루니의 약세가 식품업계의 구매력을 저하시키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러블로 관계자는 “시장의 이런 상황과 식품가격의 상승압박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식품점들과 마찬가지로 대형 수퍼마켓들도 치열한 경쟁 때문에 함부로 가격을 올리기 힘든 실정이다. 수퍼마켓체인 롱고스(Longo's)의 미모 프랜조니씨는 “루니가 미화 90센트로 떨어졌다고 해서 1.29달러 상품의 값을 갑자기 1.36달러로 올릴 순 없다”며 “루니가 미화 80센트 수준으로 추락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승 기자 발행일 : 2014.03.05 (캐나다한국일보)
|